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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의

by EYANST

작업자로 산지 20여년.
어려서 이 일을 막 시작할때 암 것도 몰랐고
그저 일이 오기만 바랬고 일이 오면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했었어. 때로 옆에 사람이 앉아서 내게 지시 중이었는데 난 그 말을 듣으며 작업 중에 내 고개를 떨구고 잠든 적도 있었지.
집에 못간 날도 사나흘씩 되었긴 일수였어.
지금까지도 그 수면부족은 날 힘들게 해.

왜였을까.
난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고 친한 선배도 잘 아는 지인도 아무도 손을 내주지 않더라.
속으로 운 적도 많았지. 서러워서.
가브리엘이 있어서 넘길 수 있었던 시간들. 어제 모 회사 미팅 후 나오며.
나와 나이가 같은 대표를 보며 문득 사업가로 사는 그의 옆 모습을 봤어.

작업자로 산 나. 사업가로 산 그.

난 비지니스가 뭔지 몰라.
골프도 재미없고 술도 많이 마시지 않아.
담배도 안피고 게으르지도 않지.
난 그냥 미련하게 내 일이 제일 좋아.

하지만
잘못 산 걸까? 하는 생각이 요새 참 많이 들어.
지금처럼 언제까지 날 녹여내며 살 순 없잖아.
근데 난 날 다 태우고 녹이고 싶어. 다 태우고 없어지도록. 어쩌면 그게 내 소원이지.

그래도 .. 다 녹기 전에 뭔가 하긴 해야 할 텐데.
가브리엘을 위해서라도.
비지니스.
그래도 그걸 하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정말 난 암 것도 모르는구나.
근데 뭐 나 음악 시작 할 때랑 같지 뭐
그때도 혼자였고 다치면서 돌파해왔잖아. 그래왔잖아.
피로에 몸 아프지 말고 이렇게 가자.

아직도 이 집은 내 끔에 나와. 애착이 갔던 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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