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by EYANST
이 영화가 개봉 당시엔 그저 시간을 때우려 보았었다.
당시 여친과 함께 아트나인에서 보았는데
난 그 후 이 영화에서 헤어 나오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어제 상영 2시간 전 갑자기 알게 된 재상영 소식에
나는 급하게 예매하고 보러 갔었다.
아트나인은 작은 영화관이라 남은 좌석이 2개뿐
그 상황에 나는 뭐 더 생각할 여유도 없없고 ...
아트나인 직원들의 진행으로 상영 전 왜 이 영화를 재상영을 하는지
그런 이야기 시간과 HER에 대한 퀴즈 시간이 있었다.
진행 하던 분 말로는 극장 곳곳에 아트나인 직원들이 앉아 있다고 했다.
이유는 그들이 더 보고 싶었기때문이라고 했었다.
오래 되어서 잊었던 장면이 다시 보이고
당시에 놓쳤던 내용을 더 깨닫게 되면서
나는 영화를 처음 볼 그 당시의 나의 감정으로 소환되었고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는 그때 당시의 여친에게도
”그래도 .. 고마웠었다” 란 말을 하고 싶단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들은지라 캐나다 밴드인
'아케이드 파이어' 의 음악을 다 외우고 있었는데
'we are all leaving' 이란 곡이 저 대사 뒤에 나왔었구나를 새삼 깨닫곤..
”모두다 떠나" "나를 놓아줘” 란 사만다의 말이 이제는 수긍이 갔다.
그리고 "photograph"란 곡은 몸이 없는 사만다가 자신의 사진을 대신 할 곡이라
이 곡은 "사진"이라며 그녀가 스스로 작곡한 곡이다.
사진을 대신할 음악이라...그런건 생각해보면 세상에 비슷한 건 많은 것 같은데
실체가 없는 스스로가 생각해내서 했단건
절실 했기때문이었겠고 왜 절실 했는지는 .. 사랑하니까였겠지.
“나는 이미 세상의 감정을 다 느껴 본 것 같아.그래서 다 시큰둥 한 것 같아”
그 대사를 듣곤 영화보다 잠깐 멍 때리게 되긴 처음이었다.
이제 난 다시 Her에서 빠져나오는데 며칠이 걸릴까? 어쩌면 나도 os1같은 여자를 원했나? ㅎㅎㅎ.
그렇진 않은데 스스로 업그레이드 되어 8300여명의 사람과 대화하며 600여명의 사람을 사랑하는 “그녀”는 몸의 실체가 없음에 슬퍼하지만 그럼에도 실체가 있는 감정을 만들 줄 안다. 난 그 지점이 참 예뻤지만 반면에 많이 슬펐다.
영화 속 미래 도시처럼 나오는 곳이 중국 상하이 였단 것과 에이미 아담스가 후아킨 피닉스의 극 중 여사친이란게 새삼 다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에이미 아담스를 내가 HER에서 처음 본 여배우였단것도 어제 비로소 알았지...에이미아담스의 눈가가 촉촉해지며 대사하는 컷은 정말 그녀가 연기를 잘하는 여배우구나 ... 또 느꼈었다.
사만다와 헤어진 후 테오도르 (혹은 시어도어 ㅋ) 가 여사친에게 옥상에 같이 가자 했고 같이 그냥 도시를 내려다 보는 그 장면이 참 쓸쓸했다.
그리고 사람의 관계가 오래가려면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단 걸 알게되었고 그러면 사랑은 위험한 일.
어쨌든 스파이크 존즈 감독 참 좋다. 내게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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