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여행 후 돌아 오니 방울토마토와 수국이 시들해졌다. 아니 테라스에 사는 방울토마토(방울이)는 비를 맞아서 좀 괜찮은 편인데 부엌 창가에 수국이는 다 말라 버렸다. 그래도 이틀마다 물을 주고 '미안하다 미안하다' 했다. 가지 밑에서 어느새 새싹이 자란다. 죽지 않아서 고맙다 수국아~^^
이 곳을 ‘인트라무로스’라고 부른다. 스페인 식민지의 잔재가 여전한 곳 이 근처 저녁은 아름답고 고즈넉했다. 이 곳 아이들은 가난하고 어려워도 눈이 깊고 참 예쁘다. 아이들은 죄가 없다. 어느 곳에 가던지 카페와 성당은 내 여행에 중요한 포인트이고 그걸 컨셉으로 동선을 짜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초강을 한 지가 어느덧 12년전이다. 인천의 모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었고 그땐 하루에 12시간을 강의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어이없는 시간 배분이 었고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하루에 시간을 몰아주려는 배려이기도 했겠다. 하지만 ... 하루 12시간이라니...ㅋ 3년 전에 천안의 모 대학에서 12명의 학생들을 맨투맨 수업을 해야 했다. 결국 이틀에 나눠서했다. 12년전 보다 늙었고 ... 맨투맨 수업은 더 힘들다. 실용 음악과이니까 맨투맨 수업은 늘 있는 셈인데 사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클래스 수업을 줄 것 같이 말하기는 했으나 그냥 말뿐이었다. 학교에 할 만큼 했고 나는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다. 할 만큼 열심히 했던거 같다. 그리고 학생들을 다루는 솜씨가 늘었던 만큼 학생들에게 지치기도 했다. ..
바쁜데 여행가고 싶고 어디 숨고 싶고 그렇다. 그런데 안 바쁘면 일하고 싶다. 대체 삶은 왜 그런건지 모르겠다. 아니 그저 내가 이상한건가?음악을 만드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가장 어렵고 가장 힘들다. 모순...? 내가 이상한거네...인터넷에 올라 온 제주도 하늘 사진을 보다가 오전부터 이런 글을 쓰고 있다.
방울 토마토를 기른지 어언 두어달. 어찌된 일인지 녀석은 두 알만 열매를 맺었다. 몇 주전까진 하나 더 있었는데 그나마 그 하나가 없어졌다. 이제 제법 빨간색을 내고 있다. 녀석을 보는데 “자라느라 얼마나 힘들었니?” 라고 묻고싶었다. 식물을 기르는게 첨이라 신기하고 식물도 사랑스럽단걸 알게 되었다. 이 녀석 이름은 ‘방울이’방울아..방울아.
나는 어느새 이렇게까지 나일 먹은지 모르고 살아선지 의례 내 나이면 다들 하는 것들에 대한 것이 뭔지 모르는게 많다.덕분에 넌 여태 그것도 모르냐 ? 네 나이면 이걸 해봐야지... 등의 소릴 듣곤 한다. 티셔츠에 청바지 밖에 없고 운동화도 오래된 것과 보세 운동화뿐이었다. 비싼 지갑도 없고. 그냥 신용카드 2장을 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집에 그릇도 없어서 한 동안 코펠에 밥 해먹던 내가. 내가 사용하는 시간에 대해 아까움을 많이 느끼는 지라 뭔가 고르고 혹은 그걸 생각하고 그런 시간이 참 싫었다. 간단하게. 필요한것만 가지고 약소하게 검소하게 살아야지. 하지만. 내가 갖고 싶은 사치스런것은 ... 몇가지 비싼 악기랑...음..한번 쯤 소유하고픈 빅 픽업트럭? 안다 .. 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