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킬로 걷기 만 2년5개월. 배우 하모씨도 15000보를 걷는다고 하던데 14킬로 정도 걷나보다. 걷는건 생각을 맑게하고 마음을 정리하며 에너지도 절약하며 따라서 자연에도 이로우며 내 건강에도 좋고 밥맛도 좋아진다. 무엇보다 생활의 루틴이 생긴다. 이건 나같은 직업의 사람에게 중요한 일이다.
학교가는 출근 스쿨버스를 탔다. 새벽 5:10 기상 스쿠터를 달려 내 스튜디오에 바이클 세우고 교대역 근처 스쿨버스 정류장으로 오면 6:20. 늘 앉던 맨 앞자리. 갑자기 저번 수업때 학생들과 보았던 ‘만추’ 버스 장면이 생각나네. 아마 그들도 피곤했을거란 .. 피곤해서 둘이 그렇게 되었을거다. 시작도 끝도 살아내는건 참 피곤한 일.
몰라서 몰랐던게 후에 좀 알게되서 조금이나마 눈을 뜬거 같아서 이젠 안다고, 아는 것 같아 확실하다 여겼던 것이 오히려 조금 시간 더 지나니 그렇기에 더 모르겠는 그 거. 그럼 난 아는게 아니었나? 아니면 알 필요도 없는 그냥 예측같은 범주에 확률 낮은 것에 의미를 뒀던 걸까? 세상에서 제일 모르겠는건 나고 내 마음이다. 이 기분 두산이 져서 그런가 ...
이번 학기는 사흘 수업. 새벽에 일어나는 날이 사흘인 셈. 월,화,수 오늘은 이번 주 강의 마지막 요일인 수요일. 오늘도 학교 스튜디오에서 6시간을 보내야 한다. 새벽 스쿠터를 몰고 오는데 보슬비는 온다. 어둑어둑 학교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내 귀에는 어제 부터 마음 속에 맴돌던 U2 - stay.(Far away , so close.! ) 됐다. 나쁘지 않네.
두어달 전 우연히 길을 걷다 발견했다 엊그제 처음 가본 곳. 원래 이 곳도 공장 , 인쇄소 골목이 었다고 한다. 성수동도 그랬고 지금 그런 모습이듯이. 내겐 그냥 이대로 이곳이 재밌고 그런거 보단 ‘다들 살아내느라 힘들구나’ 라고 생각이 드는 건 그저 나 혼자 뿐일까? 그래 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나 뿐이지 ...